IT일반

조립 스마트폰 모아 슈퍼 컴퓨터로

영웅왕 2015. 1. 27. 15:21

구글의 조립식 스마트폰 ‘프로젝트 아라’가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 모델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또 하나의 조립식 스마트폰의 콘셉트가 등장했다. 핀란드 퍼즐폰은 스마트폰을 모아 슈퍼컴퓨터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개념을 공개했다.

퍼즐폰은 지난해 등장한 회사로, 조립식 스마트폰을 개발 중이다. 프로젝트 아라가 디스플레이부터 모뎀, 카메라까지 모든 부품을 모듈화했다면 퍼즐폰은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프로세서와 카메라만 하나의 모듈로 만든 것이다. 퍼즐폰은 크게 보면 디스플레이부, 프로세서·카메라부, 배터리로 나뉘는데 공개된 이미지를 보면 프로세서와 배터리의 크기를 규격으로 정하고 디스플레이 크기만 다르게 할 수 있다. 서로 다른 크기의 스마트폰도 어렵지 않게 만들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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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폰은 이 모듈 규격을 오픈소스로 개방해 협력 업체들이 모듈을 만들기도 하고, 디스플레이부의 디자인을 새로 꾸밀 수도 있도록 할 계획이다. 운영체제는 자체적으로 매만진 안드로이드가 들어간다.

모듈을 갈아 끼우는 것으로 스마트폰의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에 업그레이드가 유리하고, 수리도 쉽다. 더 크게 보면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퍼즐폰은 아직 콘셉트 단계에 있고 올 하반기에 첫 제품이 출시될 계획이다. 그 사이에 퍼즐폰은 또 하나의 콘셉트 디자인을 내놓았다. 바로 퍼즐폰의 프로세서 모듈을 묶는 슈퍼컴퓨터 클러스터다. ‘퍼즐 클러스터’라고 이름 붙였다.

아직은 스케치 단계지만 그림만으로도 이들이 무엇을 하려는지는 명확하게 표현됐다. 퍼즐 클러스터는 스마트폰을 쓰다가 새로운 프로세서 모듈을 교체하고 남은 모듈을 여러 개 꽂을 수 있는 기기다. 요즘의 슈퍼컴퓨터는 특별히 새로 설계된 프로세서를 쓰기보다는 여러개의 프로세서를 모아서 분산, 병렬 처리를 하는 컴퓨터를 말한다. 하나의 성능은 미약하더라도 그게 모이면 커다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된다.

PuzzleCluster

퍼즐폰의 개념도를 보면 쓰던 프로세서 모듈을 상자 모양의 클러스터에 꽂는다. 개념도로는 하나의 클러스터에 5개의 모듈이 꽂힌다. 각 모듈이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쓴다면 이 하나가 20개 코어로 작동한다. 이 클러스터는 다시 다른 클러스터와 병렬로 꽂는다. 양 옆과 위·아래에 슬롯이 있어서 박스를 쌓듯 컴퓨터를 쌓아올릴 수 있다. 필요에 따라 클러스터 하나에 수백개를 꽂아 데이터센터 랙에 꽂을 수 있는 형태로 설계할 수도 있다.

실제로 ARM 기반 저전력 프로세서를 수천, 수만개 연결하는 슈퍼컴퓨터 프로젝트는 많은 기업들이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다. 퍼즐클러스터는 ARM 슈퍼컴퓨팅의 방법 중 하나로 충분히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퍼즐클러스터가 ARM 기반의 슈퍼컴퓨터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일단 ARM 프로세서가 전력 대비 충분한 성능을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한 이 모듈 안에는 카메라와 모뎀 등 슈퍼컴퓨터에 필요 없는 여러 가지 부품이 들어가기 때문에 새어 나가는 전력도 있다. 부피도 작지 않다. 슈퍼컴퓨터로 쓸 만큼 많은 스마트폰이 판매되고, 이용자들이 모듈을 교체할지도 중요한 부분이다. 무엇보다 이렇게 쌓아올린 슈퍼컴퓨터가 성능 대비 전력 소비량이나 공간에서 x86 기반의 슈퍼컴퓨터에 비해 충분히 이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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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퍼즐 클러스터는 연결에 대한 기술이나 세부 사항이 나온 것은 아니고 퍼즐폰이 모듈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스케치만 한 정도다. 하지만 기술이나 현실적인 이유를 떠나 매년 버려지는 수억대의 스마트폰을 다시 모아서 재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놀랍다. 프로세서는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 분야다. 퍼즐폰 같은 병렬컴퓨터가 슈퍼컴퓨팅에 하나의 대안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